2022까지의 회고

2023. 1. 15. 17:35활동/내 이야기

굉장히 거창하게 시작하지만, 좋은 기회가 생겨서 그동안에 나를 돌아보려 한다.
새해를 맞이하면서 크게 달라진 마음가짐은 없다.
하지만 2022년에는 개인적으로 이벤트가 많았고, 첫 회고인 만큼 "before 2022"를 테마로 글을 써보려 한다.


before 2022

  1. 2019 QI IoT Summer Project
  2. 왜 개발자가 되고싶었는지
  3. 1년반. 첫 직장 회고

돌아보니 2019년, 2020년, 2021년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사건들은 블로그 글로 남겼다.
의도한 건 아니었고 글을 쓸 만한 이벤트가 매년 있었던 것 같다.
사실 2번 글에서 3번 글로 넘어갈 때는 거의 2년이 걸렸지만, 이벤트는 1년 단위니까 그렇다고 하자.


옛날에 내가 어떻게 생각했는지 보려고 가끔 찾아보는 글이 저 세 가지인데,
글 쓰는 실력도 그렇고 매년 성장한 것 같아서 뿌듯하다.


무엇이 어떻게 성장하고 변했는지 한번 생각해보자.

 

개발

위의 1, 2번 글에서는 "백엔드 개발자가 되고 싶었다"를 공통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학부생 때 관심사는 계속 백엔드나 인프라 쪽이었고, 자연스럽게 관련 자격증이나 기술 공부로 이어졌다.

그러면서 "내가 되고 싶은 개발자"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가 생겼다.
학부생 때 나는 백엔드 개발자가 전체 프로젝트 진행을 혼자서 할 수 없고
프론트엔드와 같이 진행해야 한다는 게 불편했고 의아했다.
그러면서 FE, BE를 같이 개발할 수 있는 개발자로 성장하고 싶었고, 첫 직장을 풀스택 개발자로 시작하게 된 이유였다.
하지만 내 생각과는 달리 신입 풀스택 개발자는 전체 서비스를 한 번에 개발할 수 있는 개발자이긴 하지만,
그만큼 알아야 하는 지식은 너무 많았고 시간에 쫓겨 깊게 공부하기는 쉽지 않았다.
여러 시스템을 다루고 이해하고 접할 수 있는 기회는 좋았다.
하지만 각 분야의 전문성을 가지고 충분히 이해하면서 작업하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이번 이직으로 FE로 포지션 변경을 하게 되었다.
퍼블리싱 작업 외에도 FE에서 요구하는 능력은 다양해졌다고 생각한다.
BE의 영역을 어느 정도 FE가 가져오면서 BE는 인프라 영역을 좀 더 포괄적으로 담당하게 되었다고 생각하는데

그 부분에서 내가 원하는 개발자의 모습은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라고 생각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영역을 포함하기도 하지만, 더 포괄적인 의미이다.
사용 기기에 국한되지 않고 서비스의 전반적인 UI/UX 개발을 담당하며 언제 어디서 서비스를 사용하던 불편하지 않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개발자라고 생각한다.

 

개발 외

 

글쓰기

글쓰기용 인스타그램 프로필

글쓰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된 건 오래되었지만 "글을 잘 쓰기 위한 노력"을 실천한 건 2022년부터였다.
사실 실천했다고 보기도 힘들다. 글또 6기에 참가했었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거의 글을 쓰지 않았고
글을 써야 한다는 생각만 깊이 간직만 해두고 있었다.
이후 전 회사에서 퇴사하면서 시간이 좀 남게 되었는데, 이때 역행자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에서 제일 강조하는 게 두 가지가 있었는데, 바로 글쓰기와 읽기였다.
독서는 종이책보다는 가볍게 들고 다니면서 읽을 수 있는 이북 리더기를 사서 읽고 있었고
읽은 내용을 남기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록하는 장소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이 블로그에는 내 생각과 기술적인 부분만 남기고 싶어서
인스타그램 프로필을 하나 더 생성했다.
한 권에 한편씩 간단하게 정리해서 나중에 내가 볼 수 있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회사 팀블로그를 만들어서 첫 글쓰기를 맡았다.
이번 글또를 지원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고 앞으로 챙겨야 할 중요한 소양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음악

마음에 드는 가사는 없지만 계속 쓰려고 노력하는 중

나는 힙합을 굉장히 좋아한다.
코인노래방 가는 걸 좋아하고 랩 커버하는 것도 좋아한다.
어디에 올린 적은 없지만 가사를 써서 내 노래를 한 곡 만드는게 버킷리스트 중 하나이다.
스윙스의 노래 중에 "불만 있음 가사나 한번 써보라고"라는 구절이 있다.
불만이 있던 건 아니지만.. 나도 한번 가사를 써보고 내 노래를 만들어보고 싶었기 때문에 21년부터 쓰고 있다.
작업량이 많거나 글을 잘 쓰는 건 아니라서 아직 마음에 드는 가사가 하나도 없지만 계속 써 볼 계획이다.
아티스트들이 가사를 쓰는 게 뚝딱 나오는 게 아니란 걸 느꼈고,
많은 생각을 하고 느낀 걸 글로 재미있게 풀어쓰는 것도 정말 어려웠다.
허클베리피의 "분신"이라는 힙합 공연이 있는데, 코로나 때문에 재작년과 작년에는 열지 못했다.
꼭 가고 싶은 공연 중의 하나이고 다음 공연은 꼭! 가보고 싶다.

 

운동

학생일 때는 농구를 좋아했다.
군대를 다녀와서는 거의 안 하긴 했지만, 운동을 아예 안 하지는 않았다.
나름 헬스장도 끊어서 다녔지만, 꾸준히 다니는 게 제일 어려웠다.
그렇게 졸업하고 회사에 다니면서 살이 붙게 되고, 진짜 안 되겠다 싶어서 2021년에 PT를 받은 적이 있다.

밤에 PT를 받았는데, 코로나 때문에 9시까지밖에 영업을 하지 않을 때가 많았고 잦은 야근 때문에 PT를 가기 힘들었다.
그래서 크게 효과를 보지 못하고 운동을 그만두었다.
이후 퇴사하고 본가에서 운동하는 친구에게 배우면서 헬스장을 다녔다.
살도 많이 빠지고 운동하는 방법을 배워서 혼자 운동할 때도 많이 도움이 되었다.
제일 중요한 건 꾸준함인데, 퇴근할 때 집에 먼저 들어오기보다 헬스장에 몸을 먼저 던져놓으려고 한다.
짧게라도 꾸준히 가는 게 많이 도움이 될 것 같다.

 

 

 

게으름력

나는 평상시에 나에게는 굉장히 관대한 편이다.
특히 집에서 한번 누우면 일어나기 싫어하는데,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쉽지 않다.
일할 때는 그렇지 않은데 평상시에 나에게는 관대해진다.
나는 ENTJ이고 계획적이지만 머릿속에 세운 계획을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친구들은 나를 "게으른 J"라고 부르는데 내가 개선해야 할 부분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고칠 거냐! 라고 생각해봤을 때 뾰족한 묘안이 있는 건 아니다.
그래도 실천력을 높이기 위해서 정기적인 스터디나 모임을 가지려고 하고
나를 억제해줄 무언가들을 인생에 계속 설치해두려 한다.

 


2022

 

이직

 

2022년의 가장 큰 테마라고 볼 수 있다.
왜 이직을 결심했는지와 전 직장생활에 대해서는 1년 반, 첫 직장 회고에서 볼 수 있다.

6월 초에 퇴사하고 본가에 내려와서 10월까지 약 5개월간 지냈다.

첫 한두 달은 정말 좋았다.
그동안 열심히 달려온 거에 대해 보상받는다는 느낌과 운동을 배우면서 나를 관리하고 챙긴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후 석 달째에 접어들면서 슬슬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올해가 이직 황금기의 마지막이라는 소리도 들리고, 주변 친구들이 하나둘 이직에 성공하면서 나도 빨리 해야 한다는 불안감도 들었다.
그러면서 생각보다 많이 지원했고 많이 떨어졌다. 어느 정도까지는 떨어질 때마다 너무 아쉬웠지만 나와는 맞지 않는 회사라고 생각했다.

이번 이직의 핵심이 나와 맞는 회사, 사람 때문에 힘들지 않은 회사, 재정적인 여유가 있는 회사였기 때문에
채용시장이 좋지는 않지만 갈 사람은 간다! 마인드로 열심히 했다.

그러면서 좋은 인연을 만나서 이직에 성공했다.
회사도 나를 선택하지만, 나도 회사를 선택한다는 생각으로 항상 면접을 봤는데,
면접 경험이 가장 좋았다.

내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활동을 했는지 포트폴리오부터 블로그 글 하나까지 읽어보신 게 보였다.
대부분의 다른 회사들은 포트폴리오를 훑거나 거의 보지 않았고
본다고 해도 형식적인 질문들이 많았다.
블로그 글을 읽어보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것에 관심이 있는 사람인지 보고 면접에 임했다는 게 큰 인상을 주었다.

무엇보다 채용 공고와 면접에서 "사람"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게 느껴졌다.
이전 회사에 있을 때도 면접관으로 들어간 경험이 있었는데, 많은 자료를 하나하나 읽고 들어온다는 건 정말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11월에 이번 회사에 입사하게 되었다.

스타트업이지만 투자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재무. 성장성. 좋은 동료들 등 나와 가장 잘 맞는 회사라고 생각했다.
그런 면에서 이번 이직은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

입사한 지 두 달이 다 되어 간다.
직설적으로 소통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배웠다.
상대 기분을 나쁘게 이야기하라는 뜻이 아니다.
애둘러 돌려 말하는 것보다
말하고 싶은 걸 잘 정리해서 핵심을 직설적으로 말하는 게 서로 도움이 된다.

 

 

여행

대청봉. 봉정암 갔다오는길

 

강릉-부산 자전거여행

퇴사하고 본가로 회귀한 건 두 가지 의도가 있었다.

첫째는 지금이 아니면 본가에 있으면서 가족끼리 시간을 보낼 기회가 없을 거로 생각했고,
둘째는 건강을 다시 찾기 위해서였다.

부모님이 등산을 좋아하시는데, 대청봉 봉정암도 같이 다녀오고 이직이 결정되고 나서는 태백산도 다녀왔다.
청와대도 다녀오고 운전도 배우면서 알차게 5개월을 보냈다.
대학교를 타지로 가고 방학도 학교에서 보내서 20살 이후의 집에서 보낸 기간이 거의 없었는데
이번 기회에 같이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좋았다.

근처에 운동하는 친구가 있어서 아침마다 같이 운동을 다녔다.
살을 빼자는 목적보다는 건강을 위해서 했는데 결과적으로는 10kg 감량에 성공했다.
이직하고 이사하면서 아직 헬스장을 끊지는 않았는데, 이른 시일 내에 다시 시작해서 다시 한번 다이어트에 도전할 계획이다.

정말 가고 싶었던 국토대장정 대신 강릉에서 부산까지 자전거 여행을 다녀왔다.
3박 4일 일정이었고 생각보다 진짜 너무 힘들었다.
동해안 자전거길은 경치는 너무 좋았는데 길이 너무 험했다.
중간에 길을 잘못 들어서 차도로 지나가기도 하고, 하루에도 몇 번씩 오르막을 지나갔다.
정말 많이 포기하고 싶었는데, 지나는 길에 있는 지인들과 잡아둔 약속들이 억제기 역할 하면서 완주에 성공했다.

 

2023 목표

여러 목표들이 있다.

  1. 운동
  2. 가사 쓰기
  3. 글쓰기 (글또, 독서)
  4. 사이드 프로젝트
  5. 꾸준함. 게으른 J 탈피
  6. 경제활동

 

올해는 나를 좀 더 가꾸는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동안은 너무 어리다는 핑계로, 혹은 어린 마음에 합리화하는 부분들이 있었다.
첫 1~2년은 돈 안 모으고 펑펑 써도 된다! 는 생각도 있었기 때문에 저축이나 다른 취미들을 가져보고 싶다.
개발 공부도 중요하기 때문에 스터디처럼 주기적인 걸 하면서 여러 억제기를 설정하고 있다.

2023 회고때는 좀 더 만족할 수 있는 나를 만들 수 있게 화이팅!